Epigonen
@thepigonen
난 내 손에 드리우는 황금빛 햇살이 더 좋소. 왕의 바이올린보다 내 암탉들이 더 좋고, 당신보다 내 돼지들이 더 좋소... 영화 ‘세상의 모든 아침’에서 생트 콜롱브의 예술혼에 관해 제자 마랭 마레가 전하는 일화. 헤드는 김수영의 미발표작 ‘겨울의 사랑’ 육필 원고.
우주 어느 정거장에 불멸의 생을 채울 제 거처가 있을 거예요. 주막집 거닐 듯 유영을 하다 잠시 이곳 지구에 머뭅니다. 한 백 년 지내다 떠나겠지요. 이 파랑새 둥지에 제 주유의 흔적이 소곤소곤 쌓이다 보면 어린 새의 날갯짓으로 이소를 준비할 때, 안녕이라는 그날의 인사를 미리 남겨둡니다.
혼잣말이다만 나는 독서는 무차별적으로, 편견 선입견 없이 읽는 스타일인데 김영하는 아직 친하지 않다. 짐작하건대 글보다 먼저 방송 속 김영하를 접한 데 이유가 있을 것 같다. 글 쓰는 분들이 방송 자주 타면 글쎄, 내 생각은 그저 그렇더라.
<이사> 재밌게 봤다 감상주의 없이 엄청나게 선명한 영화였음.. 소마이 신지 다른 영화도 보고 싶어짐 그리고 렌 장군님 기개가 엄청나다 어른이 될게 하더니 혼자 성장의식 뚫고 추억 보내고 위로하고 미래로 가고 여튼 혼자 다 해버리심 씩씩 차원이 아님
일요일 서점 나들이. 어림잡아 십 년 넘게 유시민의 자리는 고정석 같다. 저리 배가 부르니 마음 내키는 대로 뱉고 사는 것일 터······


정비석의 <산정무한>이 시험 범위였는데 '비로봉의 동쪽에는 무슨 나무가 많은가'가 문제로 출제됐다. 이건 국어가 아니라 지리 문제라, 국어 선생님께 항의하니 '너 나와' 하고 손바닥 매를 때렸다. 무슨 문제가 출제되든 답을 맞히면 되는 것이라는 반응이었다.
한 조각의 빵도 한 잔의 포도주도 구할 수 없는 내 영혼을 주유소라고 부르자. (···) 차가운 탁아소와 불타는 천국, 부처, 이방인, 뜨내기 일꾼들, 이주 노동자들이 모여 고양이처럼 웃는 곳, 오래된 영혼과 영혼들의 유령이 모이는 곳, 주유소에서 창백한 혁명은 일어나지 않는다. -장석주
국어 시험 ‘산정무한’에 “비로봉 동쪽에는 무슨 나무가 많은가”가 출제됐다. 시험 뒤 선생님께 인문지리 문제인데 왜 국어 시험에 나왔느냐 항의했다가 손바닥 매를 맞았다. 분한 마음에 국어시험은 한 문제도 놓치지 않겠다 다짐했고, 그렇게 고등학교를 마쳤다. 생각해보니 좋은 문제였다. #자작나무
마지막 연애때 아내의 곡진한 구애를 '봄날은 간다'로 확인했죠. 백수 주제에 느닷없이 초임 선생으로 근무중인 아내에게 전화해서 술 사내라고 까탈을 부리고, 사람 많은 학교앞 횟집에서 저 노래를 부탁. 초저녁 숟가락 잡고 파리하게 조근조근 노래하던 아내가 너무 예뻤습니다. 지금은 엄처슬하죠.
옛 노래 ‘봄날은 간다’는 아름다운 한국어 가사로도 높이 친다. 어딘가에서 노래가 만들어진 사연을 읽었는데 열아홉 나이에 대처로 떠난 아들이 성년이 되어 어머니를 찾아왔으나 이미 무덤에 계신 지 오래, 그 슬픔을 풀어낸 노래라 한다. 가사 마디마디가 아리고 한스러운 까닭이다. #봄날은간다
옛 노래 ‘봄날은 간다’는 아름다운 한국어 가사로도 높이 친다. 어딘가에서 노래가 만들어진 사연을 읽었는데 열아홉 나이에 대처로 떠난 아들이 성년이 되어 어머니를 찾아왔으나 이미 무덤에 계신 지 오래, 그 슬픔을 풀어낸 노래라 한다. 가사 마디마디가 아리고 한스러운 까닭이다. #봄날은간다
소비 쿠폰을 제재로 한 문창과 경연이 열렸을까. 한 지도 교수의 문장론에 길들여진 것처럼 보이는, 초등생 일기 문법과 흡사한 구성의 단문들이 포스기 영수증 뽑아내듯 줄을 잇고 있다.
작년 고시엔 우승팀이자 재일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가 27일 열린 교토대회 결승전에서 도바고를 4대 3으로 꺾고 2년 연속 우승, 고시엔에 진출합니다.